새가 물려받은 공룡의 유산

공룡이 새로부터 진화했을까? by 꼬깔
악어의 허파
[답안] 허파와 부레의 진화 문제
새의 폐를 가진 공룡 by 코아틀
골빈 공룡 - Aeorosteon riocoloradensis by 꼬깔

꼬깔님 블로그에서 새의 기원에 관한 글을 보고 진화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새는 하늘을 날아다닐 뿐만 아니라 독특한 특징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통 새로운 특징을 획득하는 진화적 사건은 한개씩 독립적으로 일어 납니다. 그러니까 이러한 특징들을 가지고 날수 있는 새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여러번의 진화과정을 거쳐 단계적으로 일어났을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궁금하게 생각하는 것은 언제부터 그리고 왜 이런 특징들이 생겨났을까 하는 문제입니다.

지난번 물고기의 허파와 부레의 진화에서 살펴 보았듯이, 물고기가 허파를 가지게 된것은 땅위에서 살기 위해서가 아니고 그냥 산소가 부족한 웅덩이의 물속에서 죽지않고 버티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런것이 나중에 사지동물이 물에서 나와 육상으로 진출할때 유용하게 이용된 것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살펴보면 아래에 있는 수많은 새의 특징들은 새의 몸을 가볍게 하거나 효율이 높여서 날기에 도움이 되었지만 사실 이런 특징들을 진화시킨 것은 더 잘 날기 위해서가 아니라 땅에서 더 잘 뛰어다니기 위해서 입니다. 어째거나 새들은 공룡 조상으로부터 이런 준비된 몸을 유산(Legacy)으로 물려받았기 때문에 뛰어난 날기 선수가 될수 있었던 것입니다.


새가 날기 전부터 가지고 있었던 공룡의 유산들

1. 체온이 높다. (39-42도)
2. 깃털을 가지고 있다.
3. 날개를 가지고 있다.
4. 뼈의 속이 비어 있다.
5. 폐에 연결된 기낭을 가지고 있다.
6. 모래주머니에 위석을 가지고 소화시키며, 짧은 장을 가지고 있다.
7. 크고 단단한 알을 낳는다.
8. 이빨을 가진 부리.

날아 다니는 동안 새로 추가된 특징들

1. 이빨이 없는 부리.
2. 뼈가 융합된 짦은 꼬리를 가지고 있다.
3. 빨리 성장하여 어미가 된다.(대부분 1년 이내)

그래서, 위키백과에 나오는 '새의 기원(Origin of birds)'을 살펴보던중 공룡의 기낭에 관한 그림이 있고 그림의 설명에 목뼈와 골반뼈에 기낭이 붙었던 흔적이 있다고 합니다. 저는 이런 특징들 중에서 '우월한 새의 허파'에 유난히 관심이 많습니다. 부러우면 지는거다.ㅎㅎ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Origin_of_birds

그러면 공룡이 기낭을 가지게 진화된 요인은 무엇일까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몇가지 이유를 생각해 볼수 있는데 첫번째 가능성은 몸무게를 줄이기 위한 것입니다. 거대한 공룡이 빨리 움직이기 위해서는 몸이 가벼워야 합니다. 특히 티라노사우르스의 경우 육중한 꼬리를 가졌지만 형편없이 작은 앞발을 가지고 있는데 앞쪽의 몸무게를 줄이기 위한 진화라 생각됩니다. 머리와 목등 앞쪽의 몸무게를 줄이면 유리했을 것입니다. 공룡의 뼈속이 비어있는 특징이 몸 전체의 체중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면 이처럼 몸속에 기낭이 생긴 진화는 앞쪽의 몸무게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출처: http://biology.unm.edu/ccouncil/Biology_203/Summaries/Phylogeny.htm

두번째 가능성은 호흠의 효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는것입니다. 민첩한 행동을 하고 많은 산소를 소모하는 공룡에게는 효율적인 허파가 꼭 필요하겠지요. 그리고 또 중요한 요인이 될수있는 것이 목긴 공룡의 가스 교환에 관한 문제입니다. 목긴 공룡의 경우 허파는 몸통에 있지만 공기를 들이마시는 입이나 콧구멍은머리에 붙어 있기 때문에 긴 목에 머무는 공기가 많아서 가스교환이 어려울수 있거든요. 만일 목긴 공룡이 포유류의 허파처럼 기낭이 없고 끝이 막힌 허파꽈리 형태였다면 호흡시 기관과 허파에 잔류하는 묵은 공기 때문에 산소공급이 어려웠을 지도 모릅니다. 마침 진화분지도를 살펴보니 다행이도 디플로도쿠스로 표현된 목긴공룡이 새의 분지로 가는 쪽(용반목)에 위치하네요.

저는 목긴 공룡의호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낭이 진화되었을 것 같습니다. 사실 2가지 요인이 모두 작용해 공룡의 기낭을 키웠을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 내기에서 어느쪽에 거시겠습니까?


덧, 코아틀님과 꼬깔님의 블로그에 공룡의 기낭에 관한 글이 있었군요. 링크 추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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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근육멧돼지 2010/02/23 20:25 #

    둘다 신빙성이 매우 높아서 아주 위험한 도박이 될 것 같습니다.^^
  • 새벽안개 2010/02/23 20:34 #

    근육멧돼지님, 학문은 도박이 아닌데 너무 위험하게 글을 썼나봅니다. ㅎㅎ
  • 온한승 2010/02/23 22:37 # 삭제

    솔직히 요즘 연구결과들을 보자면 거의 공룡(수각류)=새일 정도로 닮은꼴이 많네요...조각류역시 수각류에 전혀 뒤지지 않을 정도로 번성한 무리였는데 요새 이슈대상에서 좀 빠져있는것 같아서 슬픕니다...ㅠㅠ
    제 생각에는 무게를 줄이는 가설이 더 그럴듯해 보이네요. 공룡시대는 오늘날보다 대기중 산소농도가 높다니 굳이 호흡을 위해서까지보다는... 근데 결론은 둘다 '기동성을 높이기 위해'네요..헐...모르겠어요 ㅠㅠ
  • 새벽안개 2010/02/23 22:54 #

    온한승님, 저도 두가지 가설이 모두 그럴싸해서 판단하기 힘드네요. 어쩌면 두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기낭을 진화 시켰을수도 있습니다.
  • 꼬깔 2010/02/24 23:59 #

    맨 아래 분지도상에서 Tyrannosaurus와 Acrocanthosaurus의 위치가 바뀐 거 같아요. 아크로칸토사우루스보다 티라노사우루스가 새에 가까운 코일루로사우리아인데 뭔가 좀 이상하네요. 그리고 공룡 관련한 부분은 계속해서 새로운 연구가 나오기에 개념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ㅠ.ㅠ
  • 새벽안개 2010/02/25 12:47 #

    꼬깔님, 티라노와 아칸토의 위치가 이상한가요? 사실 뼈의 형태만을 근거로 진화분지도를 만드는 일은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현생생물의 진화분지도의 경우에도 형태를 기준으로 만든 분지도가 DNA 서열 비교에서 뒤집히는 일이 허다한데 고생물은 오죽 어려울까 생각됩니다.
  • 꼬깔 2010/02/25 12:51 #

    기낭과 관련해서는 기낭의 발현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가를 놓고도 논란이 많다고 합니다. 그러나 정설은 지배파충류 일부에서 기낭을 발전시킨 무리가 있었고 이로부터 공룡이 분지된 거란 얘기지요. 그리고 조반류는 이런 기낭이 2차적으로 사라졌고 - 두개골에 일부 남은 형태 - 용반류는 이를 발전시켰으며, 코일루로사우리아에 이르러 미추 대부분까지 기낭이 발달했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이런 기낭은 최초 건조했던 트라이아스기 건조한 환경에 적응하는데 도움이 되었고, 이후 체중을 줄이는 역할, 그리고 호흡과 관련한 쪽으로 진화했다는 그런 얘기... 어쨌든, 기낭은 진화가 그렇듯 땜빵하면서 당시이 필요한 쪽으로 진화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 새벽안개 2010/02/25 13:04 #

    꼬깔님, 그럼 기낭이 공룡 전체에 있었다는 이야기네요. 정말 기낭의 진화는 매우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기낭 진화의 단초는 악어에서 발견되는 기관(trachea)시스템이라 생각됩니다. 공기가 일방통행으로 일어나는 기관 시스템과 기낭이 찰떡궁합으로 효율적이니까요. 어쩌면 악어도 옛날에는 기낭이 있었는데 잠수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퇴화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꼬깔 2010/02/25 13:35 #

    그 부분은 최근 연구를 바탕으로 재조명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사실 악어 역시 과거 온혈성이었지만, 물속 환경에 적응하면서 냉혈성으로 바뀌었다는 논문도 있거든요. 현재로썬 최초 기낭은 수분 손실을 막기 위한 쪽으로 진화했을 것이다란 것이 일반적입니다. 물론, 요산 형태의 소변도 같은 맥락이고요.
  • 새벽안개 2010/02/25 13:57 #

    재밌네요. 악어가 온혈성이었다는 주장도 있군요. 게다가 기낭이 수분 손실을 막는데도 도움이 되는군요. 게다가 소변을 요산으로 바꾸는 것 마저도 새의 몸무게를 줄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막에서 수분을 아끼기 위한 것이었군요. 정말 알면 알수록 놀랍군요.
  • 꼬깔 2010/02/25 13:59 #

    예전에 악어 심장 구조와 관련한 논문을 구해 읽었는데, (그때 바로 글을 썼어야 했는데, 시간이 지나 다시 읽어야 할 듯...) 악어 심장의 2심방2심실 구조가 포유류나 조류와 다른 교묘한 형태인데, 이를 바탕으로 반수생으로 적응하는 과정으로 설명했던 것 같아요. 심지어 어떤 학자는 온혈성이 먼저 등장했고, 이후 냉혈성으로 진화했다는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 실제 파충류의 냉혈성은 에너지 측면에서 아주 효율적이지 않습니까? :) 악어는 이를 뛰어 넘는 녀석이고요. 아무튼, 참 재밌어요. :)
  • 새벽안개 2010/02/25 14:13 #

    악어가 처음부터 냉혈이었는지 아니면 온혈에서 다시 수생 냉혈로 적응한 것인지는 몰라도 에너지 효율이 좋은 냉혈에 베팅했기 때문에 K-T 멸종에서 살아 남을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참 운이 좋은 생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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